회명(晦冥) 걷기
2008.05.09 12:01
회명(晦冥) 걷기
이 월란
어둠 속을 걸어보았나요
촛불 하나 밝힐 수 없었던,
아침에 나간 아이가 시신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어제 화려한 무대위의 조명받던 주인공이
오늘 장례식의 누워있는 주인공으로 빈관을 채우기도 하는
앙버티고 있을 기둥이 이마를 칠까
빼앗긴 두 시선 두 팔에 실어 쉴 새없이 허우적대는
왼발 다음의 오른발이 디뎌야 할 지반이 꺾여
벼랑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어둠 속을 걸어보았나요
까만 어둠에 동공은 최대한으로 늘어나
어느새 단련이 되어있고
우린, 물가에 내놓은 아이들처럼 마구 뛰기도 하잖아요
광치가 되어 날리는 까만 미소 갯벌에 뿌리며
금이 간 지반 위를 걸어가죠
화수(花樹)처럼 어둠숨을 내쉬는 호흡소리만
아득한 파란(波瀾)의 소리로 들리는 그런
어둠 속을 걸어 보았나요
2007-03-13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5239 | 에움길 | 이월란 | 2008.05.09 | 43 |
| 5238 | 소낙비 | 이월란 | 2008.05.09 | 55 |
| 5237 | 섬이 너를 부르거든--------------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6 |
| 5236 | 꽃이 될래요 | 이월란 | 2008.05.09 | 52 |
| 5235 | 부음(訃音)---------------------시집 | 이월란 | 2008.05.09 | 62 |
| 5234 | 행복사냥 | 이월란 | 2008.05.09 | 62 |
| 5233 | 주망(蛛網) | 이월란 | 2008.05.09 | 51 |
| 5232 | 청연(淸緣) | 이월란 | 2008.05.09 | 54 |
| 5231 | 사유事由 | 이월란 | 2008.05.09 | 46 |
| 5230 | 망부석------------------------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9 |
| 5229 | 고백--------------------------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9 |
| 5228 | 공사다발지역(工事多發地域)-----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9 |
| 5227 |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시집 | 이월란 | 2008.05.09 | 49 |
| 5226 | 수평선------------------------시집 | 이월란 | 2008.05.09 | 65 |
| 5225 | 호접몽(胡蝶夢)-----------------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9 |
| 5224 | 별이 된 사람 | 이월란 | 2008.05.09 | 50 |
| 5223 | 봄이 오는 소리-----------------시집 | 이월란 | 2008.05.09 | 60 |
| 5222 | 중독---詩들의 병동에서---------시집 | 이월란 | 2008.05.09 | 55 |
| 5221 | 해빙기(解氷期)-----------------시집 | 이월란 | 2008.05.09 | 60 |
| » | 회명(晦冥) 걷기 | 이월란 | 2008.05.09 | 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