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오가리 / 김영교

2010.04.26 16:48

김영교 조회 수:58

세일 호박을 듬뿍 썰어 햇볕에 널었다

외출한 그새 비가 내려
몽땅 젖어
송글송글 물방울 여드름 활짝
초록 테두리의 둥근 얼굴, 촉촉하다.

지금
온통 반짝이는 햇살
그 따가운 온도에
탐스런 속살 하얗게 들어 내
수줍게 물기를 밀어내고 있다

비에 젖을 땐 푹 젖고
땡볕에 어느틈에 말라 얇디얇아진 생 한 줌
순종이 앞장서서 터득한 지혜
살갗만 스쳐도 가벼운 바람이 되는
칼질에도
동그라미 마음은 고스란이 남아

벗어놓은 버선 짝처럼 납작 낮게
온통 구겨진 육질의 결
전통 그 뜨거운 열속으로 투신하는
목숨

죽어서 사흘 뒤 살아난
밥상 위로
푸르게 일렁이는 호박 채소밭
넝쿨 채 쏟아져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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