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내는

2009.09.19 16:32

강성재 조회 수:43

열두폭 치맛자락에
집채보다 큰 바위덩이를
달고 다닙니다
언제나 가난한 살림살이
쌀보다 돌이 많은 밥을
조석으로 삼킨것이
치마끝에 매달려
바위가 되었습니다
옷장에 가득한 바위덩이
꿈속에서도 가위눌려
물먹은 솜처럼 지쳐 갑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낮과 밤을
저리도 무거운 바위덩이를 안고
얼마나 힘이들까
내 가슴에도 돌이 쌓입니다
솜씨 좋은 석수장이 불러서
미룩불을 만들면
무거운 짐 좀 덜어질까
지은죄가 많은 나는
치마폭에 숨어 앉아
돌 삼키지마라 제발,
밥만 먹자
쌀독에 박힌 돌멩이를
하나하나 걷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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