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놈의 외로움

2011.04.09 06:34

장정자 조회 수:49

해  진  들판에  홀로  버려진  듯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그림자
죽음보다  더
버거운  것이  지천에  뿌려졌다

이  놈의  외로움

  그럴  때  나는  서둘러
반죽을  한다
부추를  꺼내  씻고
밀가루를   버무린다
마치  외로움을  같이  쓸어  넣듯이
반죽하고  또  반죽한다
고추도  다져  넣고  파도  썰어  본다

어찌하여  이리  외로운지
속으로  꺼이꺼이  울음을  밀어  올려
허공에다  누군가를  불러댄다
반응이  없는  것은

  오늘이  그  흔한  토요일  이라는  것
모두가  바쁘다고  아우성일  때
나만  홀로  외로운  섬
행간만  바꾸면  시가  되는  것을
오래전에  알아
이제  접어야  되는가

  나에게  물어보니
아니라고  어찌  됐던  시는  살아  있다고
그걸  지적한  그  수필가는
그래서  독자  한  사람을  잃는다는  것을  몰랐을까

더욱이  시인을  잃는다는  것을

  외로워  부침게를  부쳐서
누군가와  너와나의  존재를.
밀려  오는  쓰나미를,
또한  종말을,
말하고  또  말하고  싶은  데

  전화속은  계속
멧세지로  넘어간다
바쁘냐  그리  바쁘냐
나는  외로운데
너는  바쁘냐

  다  부쳐  놓았으나
한  잔  기울일  그림자
아무도  없어
철저히  외로움에

아!

  누구나  그리하다는
어줍잖은  핑계를  대고도  모자라
나갈  채비를  서둘러  해  본다

그림자는 어느새
내  옆에서

나를   올려다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