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을 짖고

2005.02.03 13:47

권태성 조회 수:42

새집을 지어 주셨다기에
대문을 열고 들어 와
집안을 둘러 봅니다

텅 빈 공간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그저 막막한 마음으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서성입니다

아름다운 집 지어주시고
옆집에 살도록
허락해 주신 것만 해도
감사 또 감사합니다.

품행 단정히 하고
주민으로서의 의무는
성실히 이행하겠지만
권리 행사는 되도록 자제하여
행여라도 쫓겨나는 불상사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불경기에다
원래 저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관계로
세간사리 장만이 여의치 않으니
남아도는 헌 가구들 있으시면
자주 찾아주시어
놓고 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색시 유혹에
엉겁결에 두 집 살림 체려놓고
능력도 변변치 못한 사람이
작은 댁 큰 댁 정신 없이 오가다가
코피 흘릴까 심히 두렵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