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投身)

2005.10.22 06:00

장태숙 조회 수:50 추천:1

  투신(投身)
   - 노을의 춤사위 -
                              장태숙


오래 바라본다
저물어 가는 저수지의 하늘

검은 물주름 밟으며 노을 속으로 미끄러지는
내 추억의 옷자락
펄럭이는 옛 시간의 모퉁이 돌 때마다
묻어 둔 유리구슬 같은 푸른 날들
석양빛으로 쏟아내고
그 순간,
내가 머물던 오래 된 그때가
거짓말처럼 안부를 물으며
눈물 흥건한 발걸음으로 물길을 건너온다

마음자락도 휘어야 견딜 수 있는 물 가 소나무
정수리 쓸고 가는 바람의 우울한 노랫소리에
묵은 상처 닦아내고
그리움이 그리움에 젖어
건너편 때 이른 마을 불빛이 반짝인다

영혼의 가슴 풀어헤치고
제 호흡 태우는 저 노을의 아픈 춤사위
낮은 구름에 엎드려 가만히 눈물 훔쳐내고는
발끝 팽팽히 곤두세워 내 심장 깊숙이 투신하는

맨 몸의 내가,
노을 끌어안은 내가,
내 하늘과 빛과 어둠과 바람과 하나 되는
온통 작약 꽃밭 같은 불길
어둔 하늘 촘촘한 별들 점등하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59 떠난 후에 백선영 2005.10.24 51
1158 떨림 백선영 2005.10.24 52
1157 달빛 백선영 2005.10.24 42
1156 낙엽 백선영 2005.10.24 35
1155 첫 입맞춤 오영근 2005.10.24 50
1154 안개 윤석훈 2005.10.23 49
1153 추일서정(秋日抒情) 성백군 2005.10.23 51
» 투신 (投身) 장태숙 2005.10.22 50
1151 아스펜 이성열 2005.10.21 59
1150 코드 레드 안경라 2005.10.21 45
1149 우리의 삶에 일어나는 우연한 일들 권태성 2005.10.23 41
1148 들국화 유은자 2005.10.23 42
1147 그러고 싶어라 안경라 2005.10.20 50
1146 <조시> 이창식 목사님 영전에 수봉 2005.10.19 51
1145 가을 나무와 낙엽 유은자 2005.10.19 52
1144 Kite 연(鳶) by yong chin chong soo bong 정용진 2005.10.19 45
1143 쌍무지개 강민경 2005.10.18 56
1142 펩씨와 도토리 김사빈 2005.10.18 89
1141 일상이 무료 하면 김사빈 2005.10.18 60
1140 재상봉 단상 노기제 2005.10.18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