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문 하나

2006.03.10 20:51

김영교 조회 수:74 추천:1

아침에 눈을 뜨면
있는데 없는 몸
떠 돌던 내 안의 나
이제 둥근 문이 된다

웅크린 그림자
높다란 담 저 편
뚜꺼운 편견이 시야를 가려
열 오르는 아픔의 계단 앞에 쓸어지던 날
결단의 정점에
대면한 웃는 얼굴 하나
팔 벌리고 다가와
경계심의 붕대를 술술 푼다

수없이 쏜 거친 말의 화살들
부끄러워하는 지금
먼저 내미는
선한 미소의 산들바람이
그 두꺼운 벽을 허문다

동그랗게 번지는 이 조용한 파문
이웃을 열고 또 그 이웃의 이웃을 열고
온통 열림으로 트인다

비에나 숲 왈쯔춤처럼
세계가 빙글빙글
쏟아져 들어오는 사선의 빛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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