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2006.07.18 03:03

장태숙 조회 수:48 추천:1

   소음(騷音)
                  

“쿵쿵 딱딱, 쿵쿵 딱딱”
아침공기 찢으며 내달리는 드럼소리
언덕 위의 집이 동네로 뛰어 내려와
투박하고 거친 손 휘젓고 있네
컴퓨터를 열면 쏟아져 나오는 스팸메일처럼
하루 종일 걸려오는 광고성 전화처럼
타협 없는 이 집요한 막무가내
언덕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아주까리 줄기가 빨갛게 충혈 되고
버드나무 움찔움찔 손사래 치네

어떤 고독한 생이
이아침 자신의 내부를 두드리는가
음악은 없고 탱탱한 고통만이
수만 겹으로 팽배하네
젊은 날, 내게도 일렁이던 한 시절이
두들기고 싶던 한 시절이 있었네
소음 끝에 묻어나는
눈물의 악다구니 위험스러워
아침하늘 심장에 시큰한 균열이 가고
나도 이제 세상의 허튼소리
넉넉히 들어 줄 나이라는 것을
절실히 예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