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은 꽃으로 핀다

2006.08.16 11:28

유성룡 조회 수:75 추천:3

내 눈은 꽃으로 핀다/ 유성룡
(추공秋鞏)




무던히도 긴 여름인 것처럼
뒤엉킨 밤 바다를 철써덕이는 비릿한
암내같은 파돗소리 끈끈한 초저녁

맑게 개인 가을
하늘아래 울부짖는 온갖 벌레들처럼  
아닌게 아니라, 그렇게 바랬는지도 모른다

정 때문에,  벽자僻字를 켜 들고
번거롭고 괴로운 나의 삼경도 그러했으리란 것 쯤…

미끈-유월을 알리듯
배나무 어디엔가 달라 붙어
안스러이 울고 있는 매미처럼 번연스럽게,

가 보고 싶어라.
유유히 짙 푸른 구름을 타고
적적하게 소문도 없는
하늘 저 편으로 유람을 하는 내 눈은
적열赤熱의 꽃으로 핀다.

*번연:모르던 것을 갑자기 환하게 깨달음.
*미끈-유월: 음력 유월은 쉽게 지나가 버린다는 것을 멋스럽게 일컫는 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59 유효기간 안경라 2006.09.21 39
2358 초롱이와 삼순이 고대진 2006.09.20 153
2357 나뭇잎, 그 배면을 보다 이윤홍 2007.11.21 73
2356 아담 -이브 5- 이윤홍 2006.09.19 81
2355 이브 -이브 4- 이윤홍 2006.09.19 37
2354 밤 손님 성백군 2006.08.18 50
2353 4 월 성백군 2006.08.18 40
2352 초석 (礎 石 ) 강민경 2006.08.18 37
» 내 눈은 꽃으로 핀다 유성룡 2006.08.16 75
2350 ",유.스퀘어?, 그거시 먼 말이랑가" 정찬열 2006.08.16 298
2349 눈뜬 석류 이기윤 2006.08.15 53
2348 갈릴리 바다 박동수 2006.08.14 154
2347 아름다운 휴식 장태숙 2006.08.14 79
2346 달개비 죽 조만연.조옥동 2006.08.13 422
2345 종착역 오영근 2006.08.13 49
2344 하나님의 소망 오영근 2006.08.13 63
2343 코스모스 안경라 2006.08.13 38
2342 카펫 얼룩을 지우다 김영교 2006.08.13 108
2341 문인이 문인이 되려면 조만연.조옥동 2006.08.13 175
2340 사랑한단 말 하기에 유성룡 2006.08.13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