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2006.10.10 17:05

이윤홍 조회 수:43 추천:2




     치매


     아무래도 걸린 듯 싶네유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란 다 거짓말 같네유
     이제 겨우 오십 초반인데 까먹는 병이라니 딀 말인가유
     허허 헛웃음 쳐도 걸리긴 걸린 듯 싶네유

     오십줄의 남자가 잠자리에서
     발가벗고 들어오는 아내를 보고
     마른침 꼴각 꼴깍 삼키기 시작하면
     영락없는 치매라 하는데유
     걸려도 깊이 걸린 이 중증(重症)땜에
     옆집뒷집 사방천지 예쁜 꽃 어느 하나 눈에도 안 차네유
     아내가 밤낮으로
     지성(至誠)다해 다려내는 참말로 걱정스런 약 한 사발
     받아들고 마시는 척 잔듸에다 뿌리고 있는데유
     힐끗 돌아본 창가에 걸린
     저 배시시한 미소

     참말로 죽어서도 낫구 싶지않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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