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2010.08.08 12:02

이월란 조회 수:47




가시



이월란(10/07/25)



강들이 나를 가로질러 흐를 때마다
마른 땅 위에서 허우적대는 꿈에 시달렸다
호흡이 길어진 아열대의 줄기들이
타인의 수액으로 목을 적실 때마다
불모의 땅 위에서 손발이 작아지는 일이었다
결코 역류하지 않는 가슴의 하류 쯤에서
잎이 슬픔으로 진화하는 일이었다
밤낮의 체온 사이로 영겁의 그리움이 얼었다 녹아
카라반의 갈증으로 심장이 도려내어지는 일이었다

결별의 접수대에서 배당 받은 병실 창 너머
나를 비추던 날카로운 햇살

사막을 건너는 일이었다
찔리고 나서야 보였던, 칼끝 같은 인고의 얼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39 달력 정어빙 2007.11.15 61
2738 길. 박정순 2007.11.15 42
2737 도시락 - 김영교 김영교 2007.11.14 63
2736 virginia tech 에는 김사빈 2007.11.14 55
2735 산국화 유성룡 2007.11.14 39
2734 인연설과 나의 본명 지희선 2008.06.14 59
2733 짧은 봄날의 엽서 지희선 2008.01.29 37
2732 겨울비 장정자 2007.11.30 56
2731 뻐꾸기 김동찬 2007.11.30 40
2730 얼굴 김동찬 2007.11.30 51
2729 아버지의 초상 강성재 2008.08.02 35
2728 시각視角의 각도와 폭幅의 거리 신영 2008.09.26 74
2727 까칠한 돌 하나 김희주 2010.08.10 49
2726 가을 꿈 김희주 2010.08.10 55
2725 반딧불이 소묘 김수영 2010.08.09 57
2724 반딧불이 김수영 2010.08.08 62
2723 그림자 숲 이월란 2010.08.08 47
2722 각角 이월란 2010.08.08 59
» 가시 이월란 2010.08.08 47
2720 범죄심리 이월란 2010.08.08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