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깨달음
2007.03.19 11:17
꼭 집어 낼 이유도 모른다
당신이 언제
내 가슴에 들어와 세 살게 되었는지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그냥 함께 밥 한끼 먹자는 거
말 한마디 꺼내기가
숨이 멎는 듯 어려워 보이던 당신이
힘 안들이고 술술 꺼내 놓던 이야기들
내가 느끼지 못하는
내 행동의 의미었음을
백일이 지난 즈음에야 간신히 깨달은 거
처음 보는 음식이 당신 접시에
살짝 맛만 보려다 그만
다 먹어치우던 내게
진짜 맛이 어떤 것인가 알아내려 하는거죠?
아닌데. 맛있어서 먹는건데
종류가 다른 귤 두 봉다리
신맛이 더한 한 봉다리 맛없다며 건네는 내게
주고 싶어서 그러는거죠?
아닌데 정말 맛 없어서 주는건데
몇달이 지난 즈음에야 희미하게 느낀 거
햇살도, 모인 사람들도
느슨하고 풍요로운 Farmer's Market
콘비프 샌드위치, 진저엘
입맛도 같아 커플 메뉴
붐비는 사람의 물결 가르는 전동차 2층에 앉아
세살짜리 계집아이 손에 든 풍선처럼
솟아 오를 하늘을 향한 벅찬 가슴
누군가 누려야 할 행복을
내가 대신 누린다는 한마디에
누군가와는 이렇게 안해요.
나와 함께이기 때문이란 특별성이 있음도
그 땐 몰랐던 거
꽃처럼 내게 다가와 꿈처럼 함께 지난
짧은 시간들
이젠 먼 발치서
스쳐간 당신 흔적만을 바라본다
머물렀다 떠난 당신 자동차 주차공간
빈 공간에서 행복이 춤을 춘다
당신 모습 마주 한 듯
내 가슴 설레고
그 공간 안에 내가 멈춘다
화악 번지는 내 얼굴의 미소
언제가 될러나
이런 내 행동의 의미를 당신이 말해 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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