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바다

2007.09.14 15:02

강성재 조회 수:110

파도 소리가 이렇게
부드럽고 아름다울 수 있다니

긴 생머리 나풀거리며
떠나간 여자를 기다리는
슬픈 나의 밤
파도위를 서성 거리던
깊은 울음 소리는
갈매기가 삼키고 떠나 갔다

모든걸 버린 마음이
이토록 가볍고 따뜻 할 수 있다니

바다는 어둠에 잠기고
파도만 넘실거리는
민박집 창문 너머
내 생애의 한부분을 끝없이
아프게 했던
긴 생머리의 그녀가
파도를 타고 있다

아픔을 삼킨 바다가 이렇게
차갑고 견고 할 수 있다니

먼 훗날
내 다시 이 바다위에
하룻밤 둥지를 틀면
오늘 갈매기가 삼켜버린
울음소리가
다시 되돌아 올지도 모른다

초라한 촛불 하나 들고
막막하게 걸었던 내 생애의 절반
황량한 바다위에 그 아픔이
걸어 가고 있다면

어둠을 삼킨 파도 소리가
이렇게 시원 할 수 있다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19 고현혜(타냐)시인의 바다를 다녀와서 오연희 2007.09.18 292
3918 가을에 쓰는 겨울편지 오연희 2008.09.06 120
3917 고구마를 먹으면서 정찬열 2008.11.28 134
3916 나의 詩 이월란 2010.02.15 55
3915 여기는 D.M.Z. 이월란 2008.11.02 54
3914 추석 달 백선영 2007.09.18 51
3913 할머니 최향미 2007.09.17 117
3912 눈망울 최향미 2007.09.17 47
3911 곰 사냥 강성재 2007.09.17 127
3910 그랜 캐년 다녀온 이야기 - 둘쨋날 이 상옥 2007.09.17 308
3909 타인의 축제 김영문 2007.09.30 765
3908 가을 이야기 1/ 이 가을, 느낌은 김영교 2007.09.16 106
3907 그랜 캐년 다녀온 이야기 ! 이 상옥 2007.09.16 331
3906 새소리 정용진 2007.09.16 80
3905 한 남자 강성재 2007.09.15 103
3904 개 같은 4 (견공시리즈 124) 이월란 2012.08.17 68
3903 청각 장애 강성재 2007.09.14 46
» 밤 바다 강성재 2007.09.14 110
3901 수박 겉핥기 김영문 2007.09.17 131
3900 오늘 하루도/김영교 김영교 2007.09.13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