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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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2006.10.23 10:48

안미숙 조회 수:288 추천:36

그대여 / 안미숙


물빛을 닮은 그대여,

세상을 건너오며 비가 온다고 합니다

굵은 빗방울따라 떨어져 내리는 삶의 아픈 흔적들을 위해

길은 아직 산그림자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숨이 막힐듯 하늘을 가려놓은 먹구름은

산을 넘지 못해 그대의 마음 속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

해일처럼 덮쳐오는 고난을 푸른 꿈으로 다독이며 펼쳐지는 새벽바다는

밝은 희망이라 하는 별빛으로 기도하는 그대여,


세상을 씻어주며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아픔으로 깊이 박혀있는 빗방울들 흘러가듯 기다리는 산은

새벽바다를 향해 내어주는 길 저 켠에서 반짝이는 초록별을 바라볼 때

무지개의 물빛으로 사라지는 아픔 너머

긴 속눈썹 푸르게 들어 올리는 마음

사랑으로 걸어가는 길 위 산그림자 고요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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