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감상) 보오들레에르 - 유정
2011.12.25 17:35
내 책장의 먼지 속에서 삼십년
그 형형(炯炯)한 눈을 부라리던 당신은
온다 간다 말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그 눈초리 살펴가며 내가 써온 서정시
배고프다 쓸쓸하다 눈물 섞어 써온 시
그 싯줄 웬일인지 뚜욱 끊어지면서
날로 의아스럽던 당신의 실종(失踪)은
오오 인제 분명하거니 우리 마누라헌테
집 없어 죄 없는 시우(詩友) 박모군이
하룻밤 유숙(留宿) 끝에 밥도 못 얻어 먹고
허이여니 쫓겨나가던 바로 그날부터로구나
보오들레에르 보오들레에르 틀림 없는
나의 손때 익은 얼굴의 당신과
여기 이 고서점 점두(店頭)에서의 이같은 해후(邂逅)!
떨리는 내 얇은 손은을 그러나 그 형형한
눈초리는 흘깃 흘겨보자 한다는 소리가
- 가긍(可矜)한 한국 시인아 넌 또 누굴 꾀차갖고
왔느냐 그 눈물겨운 서정시ㄹ 쓰기 위해?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48 | (포토 에세이) 나무와 하늘 -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2.02.09 | 307 |
147 | (포토 포엠) 너 먼저 떠난 길 -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2.02.09 | 367 |
146 | (포토 포엠) 태종대 해변길 -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2.02.09 | 374 |
145 | (포토 포엠) 균열-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2.02.09 | 368 |
144 | 낯선 마을을 지나며(미주문학 2012년 봄호) | 지희선 | 2012.01.16 | 362 |
143 | <독자마당>과 <커뮤니티-갤러리>에 좋은글, 좋은 사진 함께 나눕시다. | 지희선 | 2012.01.08 | 463 |
142 | (포토 에세이) 돌아오지 못한 배-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2.01.05 | 379 |
141 | (포토 포엠) 성벽과 오솔길-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2.01.05 | 473 |
140 | 문장만들기 십계명 - 남상학 | 지희선 | 2011.12.25 | 395 |
» | (명시 감상) 보오들레에르 - 유정 | 지희선 | 2011.12.25 | 466 |
138 | (포토 포엠) 계단을 오르는 은행 낙엽-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1.12.15 | 476 |
137 | (포토 포엠) 보름달과 가로등- 사진/김동원 | 지희선 | 2011.12.15 | 534 |
136 | 죽은 아이들의 방 | 지희선 | 2011.12.01 | 432 |
135 | 2012.12.17 (월) 비 오고 흐림 | 지희선 | 2012.12.18 | 231 |
134 | (포토 에세이) 외줄기 담쟁이 - 사진/김동원 글/지희선 | 지희선 | 2011.11.23 | 481 |
133 | 67.우리말 바로 쓰기 - ‘해야 겠다.’인가 ‘해야겠다.’인가. | 지희선 | 2011.11.16 | 472 |
132 | 합평에 대하여 - 소설가 '임영태' | 지희선 | 2011.11.13 | 484 |
131 | 합평에 대하여 - 소설가 '임영태' | 지희선 | 2011.11.13 | 436 |
130 | 62. 우리 글 바로 쓰기 - 작품집 또는 작품 표시 부호/이승훈 | 지희선 | 2011.11.13 | 381 |
129 | 글쓰기 공부 - 묘사 | 지희선 | 2011.11.13 | 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