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g-alstjstkfkd-j-]

출판사 서평

사랑해서 결혼한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살고
그 사람을 소유할 수 있으리라는, 연인들의 첫번째 바람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를 깨닫는 순간, 그 사랑은
최대의 시련과 맞닥뜨린다.

★ 정이현 & 알랭 드 보통 공동기획 장편소설!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그 독보적 선두”라는 수식으로 요약되는 사랑스럽고 매혹적인 작가 정이현. 위트와 지적 성찰이 결합된 우아하고 예민한 글쓰기로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의 일상과 감성을 정밀하게 포착해내는 작가 알랭 드 보통. 이들 두 작가는 ‘사랑, 결혼, 가족’이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각각 젊은 연인들의 싱그러운 사랑과 긴 시간을 함께한 부부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장편소설을 집필하기로 하였다. 2010년 4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꼬박 2년 동안, 작가들은 함께 고민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상대 작가의 원고를 읽고, 서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의 원고를 수정하여 마침내 두 권의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 알랭 드 보통 17년 만의 신작 소설

『사랑의 기초_한 남자』는 알랭 드 보통이 『키스&텔』(1995) 이후 17년 만에 쓴 소설로, 서로를 열렬히 사랑하여 결혼에 성공한 부부인 벤과 엘로이즈를 중심으로 그들의 가정생활, 자녀양육, 사랑과 섹스 등에 관한 고민을 그린 작품이다. 저자는 지금껏 우리가 섣불리 입 밖에 꺼내놓지 못했던 결혼의 일상성과 그 그늘을 밀도 깊게 탐구하고, 행복한 부부로 사는 법은 우리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사랑하는 연습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이 소설은 ‘오래된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최초의 행복감이 자취를 감춘 뒤에, 내가 그토록 매혹되었던 낭만적 사랑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사랑에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낡은 사랑의 초상이 독자들에겐 암울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작가인 나는 이것이 진지하고 성숙한, 조심스럽지만 보다 희망적인 답이 되길 바랄 뿐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운명의 상대를 찾아 헤매다 드디어 서로를 알아본 한 남자와 한 여자. 소설은 그 ‘끝’에서 시작된다. 결혼으로 완성된 그들의 사랑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변해가는가, 즉 아름다운 해피엔딩 뒤에 펼쳐지는 리얼리티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알랭 드 보통에 의해 날카롭게 묘사되는 우리 일상의 최전선 풍경은 무섭고 우습고 또 아프다. 이 소설이 절절하게 읽힌다면, 아마도 당신은 결혼이라는 제도의 모순을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삶의 부조리를 꿋꿋하게 껴안는 의지와 용기의 소유자일 것이다.” -정이현 추천사

★ 사랑해서 결혼한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1. 결혼의 기쁨과 슬픔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과 두어 번의 진지한 연애 경험이 있는 벤은 현재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런던 북부의 빅토리아풍 주택가에 살고 있다. 그는 아내 엘로이즈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지만, 결혼생활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아내에 대한 그의 감정은 매우 불확실하다. 부부관계는 소원하고, 일을 통한 만족감은 높지 않으며, 아이들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삶은 행복하지 않다.
물론 엘로이즈는 그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고, 그녀 없이는 자기도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정작 아내를 마주할 때면 어떤 뜨거운 열정이나 간절한 욕망이 일지 않는다. 저녁이면 샤워 가운만 걸친 엘로이즈가 침대에 앉아 텔레비전을 틀어놓고 눈썹 손질을 하지만, 그런 그녀를 보면서 벤은 “에로티시즘이란 벌거벗은 몸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난 1년 동안 여섯 번, 그것도 의무감으로 섹스했다. (「부부 침대」22~24쪽) 그들에게도 분명 서로에게 미친 듯이 빠져들었던 낭만적 순간이 있었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 오가는 감정은 벤이 기대하는 ‘사랑’이 아니라 일종의 ‘동료애’나 ‘우정’으로 보인다.
18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인생에서 낭만적 사랑과 성애, 그리고 가족이란 요소가 상호 독립적이며 서로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러다가 경제적 자립을 통해 신분상승에 도달한 부르주아 계급을 중심으로 결혼에 대한 새로운 이상이 생겨났다. 부부는 경제활동, 자녀양육, 섹스, 사랑을 모두 함께하며 그 속에서 얼마든지 기쁨과 행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결혼생활에서 우리가 느끼는 모순과 갈등의 원천은 바로 사랑에 관한 이러한 이상적 ‘통합이론’에서 비롯되었다. (「사랑의 통합이론」31~33쪽)

2. 부부는 왜 싸우는가
5월 초의 어느 주말, 벤과 엘로이즈는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간다. 하지만 도중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길 물어보는 것’을 빌미로 말싸움을 한다. 이들 부부는 평균 1주일에 한 번은 자잘하게, 보름에 한 번은 대판 싸운다. 소소한 문제로 언성을 높이다 결국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고 마는 부부들에 대해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말한다. “객관적으로 봐도 사소하고 남들이 보기엔 터무니없는 싸움 때문에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면, 이는 모두 야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일은 상대가 내 눈에 어떤 사람으로 비쳐야 하고 그와 함께하는 삶이 어떻게 펼쳐져야 마땅하다는 이상을 바탕으로 서로의 행복을 염원하는 것이다.” (「감정과 이성」41쪽.)
부부는 서로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높은 기대치로 인해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게 되고 상대를 변화시키려 노력한다. 그러나 친밀하고 낭만적인 감정을 전제로 한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은 결코 서로를 잘 가르칠 수가 없다. 지나친 이상주의와 과도한 교육적 열망 때문에 부부는 바람직한 교육자로서의 인내심 대신 상대의 자존심을 긁는 간파력만 발휘하게 된다. 부부 싸움이란 결국 두 사람이 서로에게 거는 기대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그 기대가 좌절되는 강도만큼 격렬해지는 것이다.

3. 우리는 어떤 사람을 결혼상대로 선택할까
벤은 사회생활에선 유능하고 품위 있는 매너를 보여주지만, 내면에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개구쟁이의 모습이 있으며 쉽게 흥분하는 다혈질이다. 반면 엘로이즈는 차분하고 말수가 적으며 조신한 성격이다. 연애 시절, 벤은 언제나 야단법석인 자신의 부모와는 달리 조용한 엘로이즈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막상 살다 보니 매사에 침착한 그녀가 견딜 수 없다. 게다가 엘로이즈는 자신의 어머니와는 취향도 스타일도 정반대지만, 그녀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벤의 입장에서 볼 때 두 사람은 ‘그의 감정에 화답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우리가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저지르는 이런 ‘오류’에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의 형태와 관련이 있다. 즉, 우리는 완벽하지 않은 부모에게 사랑받고 자랐으며, 따라서 바람직하고 완벽한 상대보다는 불완전한 대신 더 익숙한 상대에게 끌린다. 객관적으로 나은 사람이 아니라 보다 친숙한 사람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영원히 부모의 불행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어쨌든 아내는 어머니가 아니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게 아니라 다만 모방될 뿐이다. 그는 정서적으로 친밀하게 느껴질 만큼은 비슷하지만, 결혼생활이 순풍을 타고 이어지는 동안에는 서툴게나마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관계를 맺어나가리란 희망을 품을 수 있을 정도로는 충분히 다른 사람과 결혼했던 것이다.” (「대상 선택」57쪽.)

4. 현대인에게 가정이 필요한 이유
벤은 건강 및 보험 관련 기업들의 프로젝트를 대신 해주는 컨설팅 회사인 ‘법무법인 SDA’를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실적이 좋았던 때도 있지만, 일의 성격상 변동이 심해서 장기적인 안정감을 갖긴 어렵다. 격무에 시달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이면 그는 자괴감에 휩싸이고 불안해졌으며 다른 사람들은 다 나보다 잘 살고 있는 것만 같아 부러워 죽을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벤은 생각한다. 낭만적 사랑의 모순 중 하나는 자본주의 사회에 걸맞지 않은 순수함을 강요한다는 점이다. 즉, 회사에서는 하루 종일 돈 생각만 하고, 일평생 부의 축적을 목표로 애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사랑에 관한 한 돈 때문에 누군가에게 끌려서도 안 되고, 돈이 없다고 흥미를 잃어서도 안 된다, 라는 상충하는 가치관 속에서 개인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벤의 입장에서 아내가 특별히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은 그런 두려움을 느낄 때였다.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받은 또래의 누군가가 할 수 있는 일을 그가 해내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당장 그를 무시하고 낙오자라는 판결을 내릴 것이다. 그 사실을 직시하고 겁에 질리는 순간, 아내에 대한 그의 감정은 더욱 애틋해졌다. 심지어 자신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더 성공했다면 덜 헌신적인 남편이 됐을 거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의 사랑은 가난과 치욕에 대한 두려움의 결과였다.” (「가정의 필요」65쪽.)
부르주아는 ‘자본주의’와 ‘낭만적 사랑’을 발명하고 지지하고 발전시켰다. 따라서 서로 상충하는 듯 보이는 두 관습은 사실은 공생관계에 있다. “자본주의의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우리는 낭만적 사랑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으며” 그러므로 “세상살이가 참으로 험난하다고 느끼는 한, 그가 결혼하게 된 이유의 대부분은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낭만적 사랑이라는 이상은 모든 것이 경제적 관점에서 가차없이 심판하는 시스템에서 우리의 정신이 버텨내기 위한 생존조건일 뿐이다.

5. 누군가의 부모가 된다는 건 함부로 실패해선 안 되는 일
6살 한나와 4살의 노아의 아버지인 벤은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하는 전철 안에서 혼자만의 안락하고 느긋한 시간을 가지는 몽상에 잠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다음과 같다. 두 아이, 지친 아내 그리고 모종의 위기. 실제로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알랭 드 보통은 「귀가」, 「잠자는 아이」, 「‘g’라는 글자」의 세 챕터에 걸쳐 아이를 키우는 부부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킬 자녀 양육 문제를 쓰고 있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온갖 귀찮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아이의 말을 서른살 먹은 어른의 의견처럼 귀기울이며” 극진히 보살핀다. 이런 양육 태도는 과거에는 지나친 ‘응석받이’로, 자녀를 망치는 지름길로 지탄받았다.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아이들이 ‘어린 왕족’으로 부모 위에 군림하게 되었을까?
보통에 의하면 그 이유는 이렇다. “오늘날 우리는 복종과 존경이라는 옛 기술을 연마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잘 살 수 없다. 새로운 경제체제가 요구하는 자질은 자신감과 창조력 그리고 독창성이다. (…) 우리 시대에는 자신이 충분히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당연히 여기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시절 자신이 매우 소중한 사람이라는 확신을 얻어야 한다. 즉 오늘날 부모들의 자녀양육 방식은 현대인이 성인기에 맞닥뜨리게 될 새로운 종류의 가혹함에 맞서 생존하는 데 필요하다고 우리의 직관이 판단한 도구일 뿐이다.” (「귀가」76~77쪽)

6. 왜 바람을 피우는가?
삶에 대한 불안을 또렷하게 의식하게 되는 밤이면 벤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아내가 잠든 뒤에 혼자 인터넷으로 음란채팅을 한다. 그리고 성적 충동의 압도적인 힘에 두려움을 느낀다. 중요한 것은, 그가 상상 속에서 벌이는 각종 파괴적인 행위를 아내와 이야기하거나 실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매일 이부자리에 함께 드는 진짜 살과 피로 이루어진 소중한 사람보다는 낯선 사람과 인터넷 채팅방에서의 섹스가 덜 부담스럽고, 그래서 더 흥분되기” 때문이다. (「사랑과 섹스」106쪽)
또한 긴 시간에 걸쳐 가사를 돌보고 아이를 양육하는 일은 매사에 절제와 금욕을 요구한다. 그런데 섹스는 그 자체에 통제와 조절을 거부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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