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자료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나희덕---여, 라는 말
2005.11.22 12:32
여, 라는 말
나희덕
잊혀진 것들은 모두 여가 되었다
망각의 물결 속으로 잠겼다가
스르르 다시 드러나는 바위, 사람들은
그것을 섬이라고도 부를 수 없어 여라 불렀다
울여, 새여. 대천어멈여, 시린여, 검은여......
이 이름들에는 여를 오래 휘돌며 지나간
파도의 울음 같은 게 스며 있다
영영 물에 잠겨버렸을지도 모를 기억을
햇빛에 널어 말리는 동안
사람들은 그 얼굴에 이름을 붙여주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사라져버리는 여도 있다
썰물 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그 바위를 향해서도 여, 라 불렀을 것이다
그러니 여가 드러난 것은
썰물 때가 되어서만은 아니다
며칠 전부터 물에 잠긴 여 주변을 낮게 맴돌며
끊임없이 날개를 퍼덕이던 새들 때문이다
그 젖은 날개에서도 여, 라는 소리가 들렸다
나희덕
잊혀진 것들은 모두 여가 되었다
망각의 물결 속으로 잠겼다가
스르르 다시 드러나는 바위, 사람들은
그것을 섬이라고도 부를 수 없어 여라 불렀다
울여, 새여. 대천어멈여, 시린여, 검은여......
이 이름들에는 여를 오래 휘돌며 지나간
파도의 울음 같은 게 스며 있다
영영 물에 잠겨버렸을지도 모를 기억을
햇빛에 널어 말리는 동안
사람들은 그 얼굴에 이름을 붙여주려 하지만
그러기 전에 사라져버리는 여도 있다
썰물 때가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그 바위를 향해서도 여, 라 불렀을 것이다
그러니 여가 드러난 것은
썰물 때가 되어서만은 아니다
며칠 전부터 물에 잠긴 여 주변을 낮게 맴돌며
끊임없이 날개를 퍼덕이던 새들 때문이다
그 젖은 날개에서도 여, 라는 소리가 들렸다
댓글 0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1 | 이오덕---빛과 노래 | 윤석훈 | 2005.11.22 | 138 |
| 10 | 이화은---아름다운 도반 | 윤석훈 | 2005.11.22 | 129 |
| 9 | 김언---책을 덮고서 | 윤석훈 | 2005.11.22 | 119 |
| 8 | 복효근---순천만 갈대숲 | 윤석훈 | 2005.11.22 | 126 |
| 7 | 고재종---날랜 사랑 | 윤석훈 | 2005.11.22 | 116 |
| 6 | 정호승---수선화에게 | 윤석훈 | 2005.11.22 | 106 |
| 5 | 이윤학---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 윤석훈 | 2005.11.22 | 102 |
| 4 | 나희덕---어 린 것 | 윤석훈 | 2005.11.22 | 148 |
| » | 나희덕---여, 라는 말 | 윤석훈 | 2005.11.22 | 132 |
| 2 | 이형기---낙화 | 윤석훈 | 2005.11.22 | 319 |
| 1 | 류시화---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 윤석훈 | 2005.11.24 | 1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