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Ode to joy

78세 할머니의 씀


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 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서 펄러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이왕이면 외로움도 눈부시도록 
가끔은 음악을 듣습니다.  
 
고요하게 고요하게 하나의 
노래처럼 한 잎의 풀잎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난 잊혀져도 행복할 거예요.  
 
***
글을 처음 배우신 78세 할머니가 쓰신
이해인 수녀의 <어느 노인의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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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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