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 때 나는
그 때 나는
갈대였네
따발총에 흐느끼며
한 방향으로만 쏠려가던
어김없는 갈대였네
노오란 하늘에
손톱 만한 나비만 떠와도
그것이 꼭 폭격기로 보였고
졸졸거리는 시냇물은
날 잡으러 오는 철없는 군대의
발굽소리였네
패랭이꽃뿌리처럼
흙 속에 묻혀있던 그 날은
차라리 붉게 타는
고추잠자리가 되고 싶었네
맑은 하늘 깊숙이 혈흔을 찍으며
날고 싶었네
그 때 나는
뼈만 남은 알몸으로
자유--- 평화--- 그 엄청난 소리를 지르는
목쉰 열 두 살의 울음을 울고 있었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1 | 나무야 나무야 | 최선호 | 2016.12.06 | 5 |
130 | 석상 | 최선호 | 2016.12.06 | 3 |
129 | 방황 | 최선호 | 2016.12.06 | 3 |
128 | 슬픔 | 최선호 | 2016.12.06 | 4 |
127 | 절규 | 최선호 | 2016.12.06 | 6 |
126 | 어떤 하루 | 최선호 | 2016.12.06 | 6 |
125 | 낙조 | 최선호 | 2016.12.06 | 4 |
124 | 이 세상 끝에 서서 | 최선호 | 2016.12.06 | 3 |
123 | 반세기만에 만나서 | paulchoi | 2016.12.06 | 6 |
122 | 귀향 | 최선호 | 2016.12.06 | 6 |
121 | 진앙지에서 | 최선호 | 2016.12.06 | 7 |
120 | 일상 | 최선호 | 2016.12.06 | 8 |
» | 전쟁, 그때 나는 | 최선호 | 2016.12.06 | 4 |
118 | 봉숭아 | 최선호 | 2016.12.06 | 5 |
117 | 장마 | 최선호 | 2016.12.06 | 4 |
116 | 꽃 | 최선호 | 2016.12.06 | 6 |
115 | 봄 | 최선호 | 2016.12.06 | 4 |
114 | 입춘 | 최선호 | 2016.12.06 | 5 |
113 | 어항풍경 | 최선호 | 2016.12.06 | 4 |
112 | 꽃과 별 사이에는 | 최선호 | 2016.12.06 |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