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8 16:43

나무 뿌리를 보는데

조회 수 15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무뿌리를 보는데/강민경                          .

 

 

마키키* 산을

사람처럼 오르며

흙 위로 튀어 오른 굵고, 가느다란 나무뿌리가

길 아래위로 얽히고설키면서

바윗돌 휘감아 계단을 만들고,

징검다리를 놓았다.

 

나야 내 발 받쳐주는

저들의 노고에 기대니

안전하고 편안한 산행길이라서 행복하지만

뿌리는 날마다

수천만의 발걸음에 밟히면서 얼마나 아플까

고통도 오래 참으면 면역이 되는 건가?

빤질빤질, 발자국 닿는 곳마다 윤기 흐른다

 

저 나무뿌리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대가도 보상도 받지 못하면서

인정사정없는 수많은 발밑 견디느라

침묵하는 천민들 같아 안타깝지만

강자만 군림하는 세상인심을

내 무슨 힘이 있어 간섭할 수 있을 것인가

 

나 또한

저들을 계단처럼 밟고 오르내리며

남에게 밟혔다고 불평할 수 있겠는가

생각을 바꾸면 곧바로 위로되는 것을

나무뿌리를 보면서 섬김을 배운다

 

*하와이 지역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2 구름의 득도 하늘호수 2016.08.24 183
731 새들도 방황을 강민경 2016.08.24 266
730 들꽃 선생님 하늘호수 2016.09.07 224
729 화려한 빈터 강민경 2016.09.07 263
728 2 하늘호수 2016.09.17 315
727 철새 떼처럼 강민경 2016.09.19 158
726 생각은 힘이 있다 강민경 2016.09.25 148
725 꽃 속에 왕벌 하늘호수 2016.09.28 214
724 近作 詩抄 2題 son,yongsang 2016.09.30 267
723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강민경 2016.10.01 247
722 달, 그리고 부부 하늘호수 2016.10.02 250
721 멸치를 볶다가 하늘호수 2016.10.10 336
720 희망을 품어야 싹을 틔운다 강민경 2016.10.11 261
719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28
718 구로동 재래시장 매미들 2 하늘호수 2016.10.20 298
717 날마다 희망 하늘호수 2016.10.27 126
716 시끄러운 마음 소리 강민경 2016.10.28 264
715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37
714 갈잎의 잔소리 하늘호수 2016.11.01 169
713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75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