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20 12:38

결혼반지 / 성백군

조회 수 3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결혼반지 / 성백군

 

 

쨍그랑하고

비상벨의 위험신호 처럼

샤워장 타일 바닥에 떨어져 구르는

결혼반지

어언 40년을 연결해 준 저 고리

이제는 헐거워져 더는 버티기가 힘겨운지

자꾸 빠진다

 

너무 무심했던가?

남에게는 하노라고 하면서도 정작

아내에게는 무엇하나 해 준 기억이 없으니,

가깝다는 이유로 고맙다는 말 대신

억지 쓰고 무시하고 무례히 행하고,

요즘은 황혼이혼이 많다는데---

 

그렇더라도

내 아내는 아닐 거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면서도

반지가 빠질 때마다

빠지는 족족 즉시 주어 손가락에 다시 끼우는

저 연결고리

내 손가락에서 낡았으니,

빼 내 봐도 이미 지문까지 새겨 놓았으니,

이제는 되돌릴 수도 없고

자주 살펴 빠지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왜냐하면

낡았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값이 올라

결혼할 때보다는 엄청나게 고가(高價)거든

자식 셋에 손() 여섯,

억만금을 줘도 못 바꿀 보배가 되었거든

 

   673 - 04242015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1 近作 詩抄 2題 son,yongsang 2016.09.30 266
150 봄날의 고향 생각 강민경 2019.03.10 266
149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11 266
148 처마 길이와 치마폭과 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5 271
147 그리운 자작나무-정호승 미주문협 2017.05.31 271
146 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2 271
145 꽃 학교, 시 창작반 성백군 2014.06.14 273
144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오연희 2016.11.30 274
143 내다심은 행운목 성백군 2014.03.15 276
142 나목(裸木) - 2 하늘호수 2017.11.03 276
141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son,yongsang 2015.08.14 277
140 비와 외로움 강민경 2018.12.22 278
139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79
138 단풍 한 잎, 한 잎 강민경 2013.11.23 280
137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강민경 2013.12.03 282
136 저 하늘이 수상하다 성백군 2014.08.07 282
135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0.13 282
134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283
133 알로에의 보은 강민경 2017.08.11 284
132 새들은 의리가 있다 강민경 2014.07.21 285
Board Pagination Prev 1 ...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