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3 13:15

달팽이 걸음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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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걸음 / 성백군

 

 

이른 아침

시멘트 포장도로 위를

달팽이 한 마리 느릿느릿 한가롭다

 

해가 뜨거나 말거나

생사를 초월한 저 배밀이 걸음에

갈길 바쁜 나도 어쩔 수 없이 피해 간다.

 

빨리 가겠다고 앞에서 걸리적거렸다면

아마, 밟고 지나갔을 텐데

천하태평 느림보 걸음이라

급한 내가 돌아갈 수밖에

 

저 달팽이 저렇게 가면

하루를 백 년으로 살겠다

빨리 가 봐야 죽기는 마찬가지,

나도 저 달팽이를 닮아 느리게 살면

사람의 기대수명 치수가 천년은 될 텐데

 

   1409 - 072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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