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1 15:25

손잡아(Hold hand) / 성백군

조회 수 5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손잡아(Hold hand) / 성백군

 

 

아내와 함께

운동 겸 들길로 산책을 나았다

젊은 부부가

손잡고 걷는 우리 부부를 보고

엄지손가락을 새우며 흔든다

 

, 맞은편에

또래의 늙은 부부가 걸어오는데

앞서고 뒤따르며 서로 떨어져 걷는다

그게 내 눈에는 거슬려 아내의 잡은 손을 흔들며

‘Hold hand(손잡아)’하고 외쳤다

 

깜짝 놀라 쳐다보는 여자가

당황하며 황급히 남자의 손을 움켜쥐고 깔깔거린다

남자도 주춤주춤 어색해 하지만

결국 여자의 손을 잡는다

 

평생을 함께 살았으나

젊어서는 서로 바쁜 삶을 사느라

각자의 일터 따라 손 놓고 살았다 하더라도

이제는 늙어 여생이 몇 해 안 남은 것 같으니

서로 잡고 함께 가야지

삶이, 새끼 꼬이듯 꼬이고 가마니 짜듯 엉켜야지

부부지, 한 몸이지

 

혼자 가면 오 년살 것도

잡고 가면 십 년은 같이 살지 않겠느냐며

아픈 아내를 축복하다가

손잡아(Hold hand)’ 하며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1428 - 09272024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94 겨울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17 4
2293 가을에는 하늘을 보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10 8
2292 만추와 잔추 사이에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2.03 9
2291 시조 담쟁이 일생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26 12
2290 석양 아래서는 나뭇잎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19 14
2289 세쿼이아(sequoia)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12 11
2288 핼러윈(hallo win) 아이러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1.05 20
2287 각자도생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29 35
2286 마음 치유 약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22 51
2285 가족 풍경화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15 59
2284 칼날의 각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08 45
» 손잡아(Hold hand) / 성백군 하늘호수 2024.10.01 51
2282 껍질과 속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24 48
2281 시냇가 백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17 76
2280 여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10 78
2279 배롱나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9.03 113
2278 뿔난 자존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27 93
2277 덤으로 얻은 행복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20 51
2276 달팽이 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13 107
2275 불꽃놀이(Fireworks)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8.06 8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