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9 12:57

각자도생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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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 / 성백군

 

 

멀리서 볼 때는

숲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실버들 쭉쭉 늘어진 가지에

따닥따닥 붙은 잎들입니다

 

은 듯 보면 똑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면 다 다릅니다

무딘 것 날카로운 것, 둥근 것 각진 것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깔깔 껄껄, 팔랑팔랑 펄럭펄럭

 

그러나

한 몸에 붙은 것임을 아는지

싸우지 않습니다

함께 춤추며 화음을 맞춥니다

한 잎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보기에 좋습니다

생긴 대로 놓인 대로 욕심내지 않고 살면

내용도 좋아진다고

요즘, 전쟁과 기후변화로 몸살 앓은 인류를

나뭇잎들이 각자도생으로 교도합니다

 

   1433 - 1011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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