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강민경

 

 

샌프란시스코 워너크릭* 동네 앞

공원 호수에 가면 먹이 따라 모여든

오리들과 새 떼들이 있다

 

방죽 억새 촘촘히 우거진

그이와 내가 산책하는 길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 사이를 날며

경쟁하듯 지지배배 울어대는 새소리 듣다 보면

찬바람에도 흥이 일어

추운 줄도 모르고 감상에 젖어드는데

 

느닷없이

내 발걸음 소리에 놀라

마른 억새 숲 밑 수면을 차고 오르는

오리 한 마리

그 부리에서 “살려 주세요.” 외치며

파닥이는 물고기의 절망을 보는 순간

그 짧은 찰나에

 

오리도 놀라고

물고기도 놀라고

놀랄 일 없는 나도 놀라고

무심한 세상도 놀란다고

평화로운 호수가 파문을 일으키며 파르르 떤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도시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2 시 어 詩 語 -- 채영선 채영선 2016.08.19 134
331 시詩 안에 내가 함께 있으니까요 - 김원각 泌縡 2020.03.13 196
330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28 126
329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95
328 시간의 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4.07 133
327 시간의 탄생은 나 강민경 2015.07.09 110
326 시끄러운 마음 소리 강민경 2016.10.28 264
325 시와 시인 강민경 2016.12.06 202
324 시월애가(愛歌) 윤혜석 2013.11.01 152
323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32
322 신(神)의 마음 작은나무 2019.03.29 207
321 신경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24 86
320 신록의 축제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04 39
319 신선이 따로 있나 1 유진왕 2021.07.21 217
318 심야 통성기도 하늘호수 2017.09.28 182
317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41
316 싱크대 안 그리마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7.30 11
315 아! 그대가 보고 싶습니다 / 김원각 泌縡 2021.01.01 161
314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8
313 아! 그리운 어머니! - 김원각 泌縡 2020.11.11 123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