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7 04:42

주차장에서

조회 수 2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주차장에서/강민경

 

언제 어디를 가도

주차장 걱정은 없을 것이라는 내 안일한 생각이

완전히 뒤집힌 날이다

 

공장지대의 좁고 긴 외길 주차장에

넷 다섯 대를 일렬로 세웠다가

들고 날 때마다 움직여야 하는 불편함

안 가자니 일자리가 아쉽고

버스를 타려니 낮 설고,

들고 갈 작업 도구도 신경이 쓰여

주차장 입구에서 기다리기로 작정한

3시간이 내 인내심을 자극한다

 

길 양면을 꽉 메운 차

경쟁하듯 달리는 크고 작은 소음에 귀가 따가워

타는 햇볕에 숨이 덜커덕거리는 차 안에서

시간을 기다리는데

온몸을 흘러내리는 땀방울의 저릿저릿 휘감는 불안에

오금이 저려 밖으로 밀려 나오며

허겁지겁 숨을 고르는데

 

평소에 무심했던 우리 집 넓은 주차장이

없는 듯 있는 듯 그래도 항상 좋은

남편처럼 떠오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5 듣고 보니 갠찮다 강민경 2019.04.10 223
244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泌縡 2020.05.09 223
243 봄 배웅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0 223
242 물에 길을 묻다 강민경 2016.10.20 224
241 남은 길 1 헤속목 2022.01.26 224
240 불꽃 나무 강민경 2015.12.26 225
239 고맙다. ‘미쳤다’는 이 말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4.09 225
238 입동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2.13 226
237 복숭아꽃/정용진 정용진 2015.03.24 227
236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하늘호수 2017.09.16 227
235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27
234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8.23 227
233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28
232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8
» 주차장에서 강민경 2016.05.17 228
230 세상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05 228
229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11 229
228 면벽(面壁) 하늘호수 2016.06.21 230
227 설국(雪國) 하늘호수 2016.01.10 231
226 단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7.05 232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