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4 14:56

황혼에 핀꽃

조회 수 16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혼에 피는 꽃/강민경                           

 

 

조금 일찍 가을을 맞았더라면

어떤 모양의 황혼 꽃을 피웠을까

 

언제나 둘이 손 꼭 잡고 정답던

그이와 나의 눈에 뛰어든

28층에 사시는 팔순 넘으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오늘도 현관문 앞 의자에 몸 기대고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신다

가까이 다가가서 귀 기울여봐도 들을 수는 없지만

멈추지 않는 저 정겨움

속살이 보이도록 곱게 빚어 내린

하얀 머리카락이 활짝 핀 수국 같습니다

 

그들의 눈 잣대에도

두 손 꼭 잡고 들고 나는 우리 부부의 모습이

다정다감하게 보였던지

언제부터인가 한쪽 눈 찡긋

엄지손 가락 치켜세우며 최고라는  

어린아이 같은, 순정 어린 사랑의 인사말

어느새 가깝고 훈훈한 이웃사촌이 되었습니다

 

사소한 표현으로도

뜨끈뜨끈한 정 나누며 즐겁게 사는 우리 부부도

저들처럼 나이 구별 없이 아름다워 보일까!

황혼에 피는 인화(人和) 한 폭

일상의 청량(淸凉)한 아침 햇살입니다

 

   *인화(人和): 여러 사람의 마음이 서로 화합함.

   *청량(淸凉): (소리가) 맑고 깨끗하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26
31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307
30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213
29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98
28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300
27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6.12.26 178
26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86
25 12월 강민경 2018.12.14 91
24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32
23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79
22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99
21 10월이 오면/ 김원각-2 泌縡 2020.12.13 159
20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201
19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4
18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37
17 10월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04 148
16 10월 6일 2023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10 177
15 - 술나라 김우영 2013.10.22 308
14 (동영상시) 한 여름날의 축제 An Exilarating Festivity On A Mid Summer Day 차신재 2015.09.12 453
13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96
Board Pagination Prev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