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06:51

숨은 사랑 / 성백군

조회 수 1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은 사랑 /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9 이렇게 살 필요는 없지 1 유진왕 2021.08.09 141
348 희망 고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08.10 141
347 마스크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2.02.01 141
346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6.11 140
345 어머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07 140
344 미소와 함께 / 김원각 泌縡 2020.09.15 140
343 tears 1 young kim 2021.01.25 140
342 늦가을 땡감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22 140
341 인생길-2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3.02 140
340 봄, 까꿍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14 140
339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 강민경 2016.01.09 139
338 남편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11 139
337 찬바람의 통곡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03 139
336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14 139
335 월드컵 축제 성백군 2014.06.26 138
334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38
333 지팡이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23 138
332 눈[目]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3.31 138
331 멕시코 낚시 1 유진왕 2021.07.31 138
330 햇빛 꽃피웠다 봐라 강민경 2017.01.23 137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