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단상/ 성백군
봄 여름
사느라 물든 나뭇잎
늦가을 바람에 떨어집니다
세월 앞에서는 어찌할 수 없다고
그동안 잡고 있던 나뭇가지를
힘없이 놓고 떠나가는 낙엽,
발걸음이 허공에서 비틀거립니다
만나고 헤어짐이 내 뜻이 아니었다고
보내고 떠나감에 무심할 수야 없지요
살면서 들은 정
나목은 속이 타는지 겉까지 까맣고
낙엽은 입 대신 몸으로 흐느낍니다
돋는 나뭇잎은
힘들어도 낙이더니
떨어지는 나뭇잎은 고와도 쓸쓸하다고
11월 바람도 울고 갑니다.
평 안
가을 입구 / 성백군
심야 통성기도
바람산에서/강민경
우리들의 애인임을
낙엽단상
숙면(熟眠)
가을 눈빛은
구름의 득도
길 잃은 새
꽃 앞에 서면
대낮 하현달이
늦가을 억새 / 성백군
5월, 마음의 문을 열다
지상에 별천지
잔디밭에 저 여린 풀꽃들 / 성백군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겨울 素描
정상은 마음자리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