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06:51

숨은 사랑 / 성백군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은 사랑 /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5 묵언(默言)(1) 2 작은나무 2019.02.21 173
464 기미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정용진 2019.03.02 173
463 어쨌든 봄날은 간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5.26 173
462 생의 결산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30 173
461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74
460 겨울의 무한 지애 강민경 2015.12.12 174
459 걱정도 팔자 강민경 2016.05.22 174
458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14 174
457 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7.09 174
456 미개한 집착 1 유진왕 2021.07.13 174
455 틈(1) 강민경 2015.12.19 175
454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6.12.26 175
453 꽃 앞에 서면 강민경 2018.05.11 175
452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175
451 바다의 눈 강민경 2019.08.30 175
450 삶의 조미료/강민경 1 강민경 2020.01.09 175
449 처음 가는 길 1 유진왕 2021.07.26 175
448 아내여, 흔들지 말아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12 175
447 홀로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6 175
446 초고속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10 176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