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27 20:03

옷을 빨다가

조회 수 22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옷을 빨다가/강민경

 

 

오늘내일 미루다가

다급해지면 손빨래를 한다

어깨허리 다리 온몸이 저릿저릿 요동치며

저절로 앓는 소리를 낸다

 

하던 일 멈추고

피곤한 몸 누이고

빨래는 빨아 입으면 깨끗한데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왜 쉽게 지워지지 않을까?

엉뚱한 생각에 골똘하다 문득 창밖

봄꽃 따라온 오월의 푸르름, 하늘 찌르는 기상도 보고

그 그늘 밑

낮은 곳을 사모하여 허락된 땅에서만 사는

채송화도 본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이라는데

푸르름을 쫓아 기는 오월의 하늘같이

낮은 곳을 만족해하는 채송화같이

빨아 입으면 깨끗해지는 빨래처럼

삶이 단순하면 안 되는 걸까……,

 

세상에나 일하다가

이러고 있는 나는 뭐고

나도 사람이라서

지혜가 과욕이 될 때도 있구나

생각이 시간을 헛되이 보냈으니

손해를 볼 때도 있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05 7월의 생각 강민경 2017.07.07 185
404 산동네 비둘기 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16 185
403 그리움 하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9.08 185
402 길 떠나는 가을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1.08 185
401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file 유진왕 2021.07.19 185
400 이스터 달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6 185
399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86
398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86
397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86
396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186
395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87
394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87
393 감기 임 강민경 2016.04.10 187
392 얹혀살기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08.17 187
391 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23 187
390 기상정보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1.22 187
389 “혀”를 위한 기도 박영숙영 2018.08.19 188
388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泌縡 2020.04.23 188
387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189
386 새분(糞) 작은나무 2019.03.12 189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