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7 19:19

난산

조회 수 3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난산 / 강민경

끝없는 길에
바람 타고 내리는 아기배나무 꽃잎들이
봄 나비 떼의 춤사위 같다
그냥 떨어져 내리는 춤이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는
훈훈한 봄 축제임이 틀림없어서
소용돌이치며 낙화하는 꽃잎 속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기배
첫 열매적 저를 지워내며 기껍다

첫 아이적 상처를 지워 보겠다고
이번에는 자연 분만을 고집하던 딸아이
산모도, 아기도, 위험해져서
사경을 헤매다 생(生)과 사(死)의 수술 준비 시간
배를 가르는데 1분
세상을 맞이하는데 1분
단 2분인데 요단강을 건너온 것처럼
고통의 봄 뒤 활짝 웃는 탄생의 기쁨

저 꽃들과 제 소명 이루려고 온몸 사르는
아기배의 바램까지, 그렇게 많이
제 뼈를 깎으면서도 좋은 것을!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07 시간은 내 연인 강민경 2014.09.14 194
906 종신(終身) 성백군 2014.09.22 259
905 바람의 독도법 강민경 2014.09.27 148
904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3
903 그늘의 탈출 강민경 2014.10.04 222
902 가을 밤송이 성백군 2014.10.10 333
901 내가 세상의 문이다 강민경 2014.10.12 188
900 군밤에서 싹이 났다고 강민경 2014.10.17 324
899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85
898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80
897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4
896 얼룩의 소리 강민경 2014.11.10 308
895 어둠 속 날선 빛 성백군 2014.11.14 191
894 엉뚱한 가족 강민경 2014.11.16 225
893 촛불 강민경 2014.12.01 202
892 일상은 아름다워 성백군 2014.12.01 145
891 별 하나 받았다고 강민경 2014.12.07 340
890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300
889 담쟁이에 길을 묻다 성백군 2014.12.30 288
888 슬픈 인심 성백군 2015.01.22 19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