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5 15:38

단풍잎 예찬 / 성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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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예찬 / 성백군

 

 

묵묵히 살았다

변두리 생()이라 아무 말 못 했지만

기죽지 않았다. 펄펄 뛰며

초록으로 살아 냈다

 

꽃이 색 향을 자랑하고

열매가 자태로 으스댈 때

비바람 먼저 맞으며,

저들 보듬고 대신 맞으면서도

불평하지 않았다

 

고생이라 여기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덕에 계절 가는 줄 몰랐다

돌아보니, 꽃도 열매도 일장춘몽,

혼자 남았다. 생의 끝자리에서

저녁노을처럼 온몸이 발갛게 물들었다

 

보면 볼수록 그윽하고 깊어서

풍진세상을 이겨낸 어머니의 사랑 같아서

불길도 연기도 없이

내 마음 저절로 순해진다

 

  


  1. 대숲 위 하늘을 보며

  2. 대낮인데 별빛이

  3. 대낮 하현달이

  4. 대가업 골목상권

  5. 당신이 나를 안다고요/강민경

  6. 당신의 소신대로

  7. 당신의 당신이기에 / 천숙녀

  8. 당신은 시를 쓰십시오-김영문

  9.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10. 당신은 내 밥이야

  11.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12.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13. 당뇨병

  14. 담쟁이의 겨울

  15. 담쟁이에 길을 묻다

  16. 담쟁이 그녀/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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