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사과
강민경
가슴에 하트 무늬 새겨 놓은
반쪽 남은 사과 앞에서
나는
연못가 수양버들 같이 흔들렸다
푸른 하늘과 별들의 노래와
광활한 벌판 건너
출렁이는 바닷바람까지
잠재운 열정으로 터질 것 같은
붉은 사과! 너의 카리스마는
전에 내가 다 꺼내 보이지 못한
사랑의 문신이었다
많고 흔한 사람 중에
나는 왜
너에게 넋을 빼앗겼을까
이 나이에 주책없이 이는
정념(情念)이 당황스럽다
내 안에서도
지금까지 떼어 내지 못한
빨간 심장 하나 반짝이는 눈으로
신기루처럼 강을 넘어오고 있었구나!
너는 아삭아삭하고 사근사근하고
달콤하고 뜨끈뜨끈한
그런 심장을 잃어버리고 산 일 없는
연못가에 흔들리는 수양버들이었던 것이다
꿈 아닌 꿈으로 버텨 온
오늘을 맞아들이기까지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11 | 시 | 바람의 독도법 | 강민경 | 2014.09.27 | 150 |
510 | 시 | 바람의 독후감 | 강민경 | 2015.04.22 | 323 |
509 | 시 |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18.04.02 | 249 |
508 | 시 | 바람의 면류관 | 강민경 | 2017.06.01 | 186 |
507 | 시 | 바람의 일대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9.08 | 108 |
506 | 시 | 바람의 필법/강민경 | 강민경 | 2015.03.15 | 358 |
505 | 시 | 바위가 듣고 싶어서 | 강민경 | 2015.04.15 | 206 |
504 | 시 | 바위의 탄식 | 강민경 | 2016.07.07 | 259 |
503 | 시 | 바퀴벌레 자살하다 | 하늘호수 | 2017.03.30 | 162 |
502 | 시 | 박영숙영 영상시 모음 | 박영숙영 | 2021.01.26 | 91 |
501 | 시 | 반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9.14 | 115 |
» | 시 | 반쪽 사과 | 강민경 | 2014.04.27 | 339 |
499 | 시 | 밤 공원이/강민경 | 강민경 | 2020.05.31 | 85 |
498 | 시 | 밤, 강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1.30 | 116 |
497 | 시 | 밤바다 2 | 하늘호수 | 2017.09.23 | 175 |
496 | 시 | 밤비 | 하늘호수 | 2016.06.10 | 226 |
495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55 |
494 | 시 | 밥 타령 | 하늘호수 | 2017.12.01 | 194 |
493 | 시 | 방파제 | 강민경 | 2014.07.08 | 234 |
492 | 시 | 방파제 안 물고기 | 성백군 | 2013.10.17 | 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