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25 08:48

바다를 보는데

조회 수 20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1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21
310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94
309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8
308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27
307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64
306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62
305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45
304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104
303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8
302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85
301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85
300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58
299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7
298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84
297 겨울바람 하늘호수 2017.02.19 107
296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강민경 2017.02.16 121
295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28
294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30
293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76
292 햇빛 꽃피웠다 봐라 강민경 2017.01.23 140
Board Pagination Prev 1 ...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