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시
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78 추천 수 2 댓글 0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865 | 시 | 빈말이지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05 | 288 |
| 864 | 시 | 한 점 바람 | 강민경 | 2015.09.25 | 287 |
| 863 | 시 | 담쟁이에 길을 묻다 | 성백군 | 2014.12.30 | 286 |
| 862 | 시 | 언덕 위에 두 나무 | 강민경 | 2015.01.25 | 286 |
| 861 | 시 |
딸아! -교복을 다리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5.26 | 286 |
| 860 | 시 | 독감정국 | 하늘호수 | 2017.01.16 | 285 |
| 859 | 시 | 이국의 추석 달 | 하늘호수 | 2017.10.07 | 285 |
| 858 | 시 | 창살 없는 감옥이다 | 강민경 | 2014.05.05 | 282 |
| 857 | 시 | 새들은 의리가 있다 | 강민경 | 2014.07.21 | 282 |
| 856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81 |
| 855 | 시 | 지는 꽃잎들이 | 강민경 | 2016.03.26 | 280 |
| 854 | 시 | 저 하늘이 수상하다 | 성백군 | 2014.08.07 | 279 |
| 853 | 시 | 정독, 인생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9.05 | 279 |
| »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78 |
| 851 | 시 | 계몽 군주와 테스 형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0.13 | 277 |
| 850 | 시 | 내다심은 행운목 | 성백군 | 2014.03.15 | 276 |
| 849 | 시 | 8.15 해방 70년을 생각한다 | son,yongsang | 2015.08.14 | 275 |
| 848 | 시 | 탄탈로스 산닭 | 강민경 | 2017.12.18 | 275 |
| 847 | 시 | 꽃 학교, 시 창작반 | 성백군 | 2014.06.14 | 273 |
| 846 | 시 | 알로에의 보은 | 강민경 | 2017.08.11 | 2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