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 / 강민경
끝없는 길에
바람 타고 내리는 아기배나무 꽃잎들이
봄 나비 떼의 춤사위 같다
그냥 떨어져 내리는 춤이 아니라
생명을 잉태하는
훈훈한 봄 축제임이 틀림없어서
소용돌이치며 낙화하는 꽃잎 속
검게 그을린 얼굴의 아기배
첫 열매적 저를 지워내며 기껍다
첫 아이적 상처를 지워 보겠다고
이번에는 자연 분만을 고집하던 딸아이
산모도, 아기도, 위험해져서
사경을 헤매다 생(生)과 사(死)의 수술 준비 시간
배를 가르는데 1분
세상을 맞이하는데 1분
단 2분인데 요단강을 건너온 것처럼
고통의 봄 뒤 활짝 웃는 탄생의 기쁨
저 꽃들과 제 소명 이루려고 온몸 사르는
아기배의 바램까지, 그렇게 많이
제 뼈를 깎으면서도 좋은 것을!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2 | 시 | 낙엽 단풍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6.30 | 142 |
711 | 시 | 낙엽 한 잎 | 성백군 | 2014.01.24 | 211 |
710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180 |
709 | 시 | 낙엽은 단풍으로 말을 합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1.25 | 96 |
708 | 시 | 낙엽의 은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2.27 | 75 |
707 | 시 | 낙원동에서 | 강민경 | 2014.02.23 | 245 |
706 | 시 |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 강민경 | 2016.10.01 | 247 |
705 | 시 | 낙화(落花) 같은 새들 | 강민경 | 2017.04.30 | 108 |
704 | 시 | 낙화.2 | 정용진 | 2015.03.05 | 215 |
703 | 시 | 낙화의 품격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6.08 | 64 |
702 | 시 | 낚시꾼의 변 1 | 유진왕 | 2021.07.31 | 87 |
» | 시 | 난산 | 강민경 | 2014.04.17 | 317 |
700 | 시 | 난해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8 | 118 |
699 | 시 | 날 붙들어? 어쩌라고? | 강민경 | 2015.03.15 | 263 |
698 | 시 |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 하늘호수 | 2017.05.15 | 253 |
697 | 시 | 날마다 희망 | 하늘호수 | 2016.10.27 | 126 |
696 | 시 | 날파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3.26 | 89 |
695 | 시 | 남은 길 1 | 헤속목 | 2022.01.26 | 230 |
694 | 시 | 남편 길들이기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10.11 | 139 |
693 | 시 | 납작 엎드린 깡통 | 강민경 | 2017.06.18 | 1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