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1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7 우리 둘만의 위해 살고 싶다 / 김원각 泌縡 2020.07.15 126
766 우리 동네 잼버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0.03 159
765 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4.14 128
764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泌縡 2021.02.28 196
763 요단 강을 건너는 개미 성백군 2014.04.12 321
762 외로운 가로등 강민경 2014.08.23 459
761 외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0.04 188
760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2
759 외눈박이 해와 달/강민경 강민경 2019.04.01 75
758 왜 화부터 내지요 강민경 2019.12.28 158
757 왜 이렇게 늙었어 1 강민경 2019.12.17 114
756 와이키키 잡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15 92
755 옹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3.25 119
754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34
753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86
752 옥양목과 어머니 / 김 원 각 泌縡 2020.05.09 223
751 오해 하늘호수 2017.10.12 323
750 오월의 찬가 강민경 2015.05.29 312
749 오월의 아카사아 성백군 2014.06.08 324
748 오월-임보 오연희 2016.05.01 298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50 Next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