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24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07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하늘호수 2017.05.15 270
»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242
1205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252
1204 오월 하늘호수 2017.05.09 188
1203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224
1202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56
1201 봄이 왔다고 억지 쓰는 몸 하늘호수 2017.05.02 143
1200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127
1199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46
1198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211
1197 티눈 하늘호수 2017.04.21 171
1196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52
1195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54
1194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326
1193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56
1192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48
1191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84
1190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200
1189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68
1188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130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