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면류관/강민경
바람 앞에
좋은 세월 다 흔들어 보내고
오로지 하늘 바라기를 하는
야자나무 올곧은 모습에서
아버지를 봅니다
얼마나 막막했겠습니까
곁가지 하나 없는 외 기둥 야자나무의
저 높은 키처럼
아버지는 이 너른 세상에서 삼대독자였다지요
우리 육 남매
먹이고 입히고 키우느라
등허리 휠 만도 한데
꼬장꼬장한 성격 굽히느니 차라리
부러지는 게 낫다고 일찍 돌아 가셨습니다
괜찮습니다. 아버지
이 여식
큰 부자는 아니지만
물려 주신 올곧은 정신 본받아
다복한 가정 이루고 아들딸 잘 키워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