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소망 / 소담 채영선
남들은 설에나 먹는 만두를
어머니는 왜 생일 날 만드셨을까
저만치 두고 온 고향 그리워
핑계 김에 만드시는 애오라지 만두
할아버지 환갑에 친정 가신다던
약속 못 지킨지 벌써 칠십 년
방방이로 밀어 물려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야속한 휴전선
꼬부라진 마음 푹 숨죽여 놓고
기름진 마음 겸손히 조각내어
하얀 꿈 묵은 소원 조물조물 주무르면
그까짓 세상일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접 안에 의좋게 들어앉은 만두처럼
꼬옥 기대어 의좋게 살아가라고
빚기 전에 벌써 마음 든든하셨을 우리 어머니
어머니 손맛 따라가지 못해도
곱게 다져 소담하게 채운 속으로
스텐레스 그릇처럼 번득이는 세상
팅팅 불어도 버티어 볼 게요
쿡쿡 찔려 두어 개 구멍이 나도
앙다문 소망 허투루 놓지 않을 게요
살아서 하늘 숨소리 듣고 계시는
오늘도 꼬부랑하지 않은 우리 어머니
시집 < 향 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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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머니날이 돌아옵니다
하늘 숨소리 듣고 계시던
어머니가 더욱 그리운 봄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