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8 13:27

거룩한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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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부자 / 성백군

 

 

늙은 노숙자

공원 의자에 앉아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금방

온갖 종류의 새들 빼곡하다

어깨에도 앉고 무릎에도 앉고

 

더러는

얻어먹는 주제에

새 먹이가 웬 말이냐는 생각도 들고

친구 하나 없으면서

새와 사귀어 무엇하자는 것이냐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언제 대가를 바라고 한 짓이 든가

인류 역사상

새에게 은혜를 입고자 하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말 안 한다

 

먹이 떨어지자

새들 날아가 버리고 노숙자도

떠나고

그가 앉았던 빈 의자에는

햇볕이 모여들어 오글오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1. 파도

  2. 풀루메리아 꽃과 나

  3. 감기 임

  4. 사인(死因)

  5. 나의 일기

  6. 4월의 시-박목월

  7. 지는 꽃잎들이

  8. 아침의 여운(餘韻)에

  9. 3월은, 3월에는

  10.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11. 3월-목필균

  12. 강설(降雪)

  13. 봄날의 충격

  14. 황홀한 춤

  15. 살아 있음에

  16.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17. 2월

  18. 눈높이대로

  19. 담쟁이의 겨울

  20. 거룩한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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