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8 13:27

거룩한 부자

조회 수 14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거룩한 부자 / 성백군

 

 

늙은 노숙자

공원 의자에 앉아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다

 

언제 왔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금방

온갖 종류의 새들 빼곡하다

어깨에도 앉고 무릎에도 앉고

 

더러는

얻어먹는 주제에

새 먹이가 웬 말이냐는 생각도 들고

친구 하나 없으면서

새와 사귀어 무엇하자는 것이냐

비난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언제 대가를 바라고 한 짓이 든가

인류 역사상

새에게 은혜를 입고자 하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이런 말 안 한다

 

먹이 떨어지자

새들 날아가 버리고 노숙자도

떠나고

그가 앉았던 빈 의자에는

햇볕이 모여들어 오글오글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7 나의 일기 하늘호수 2016.04.06 191
1086 수필 건망증과 단순성-김태수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346
1085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717
1084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304
1083 수필 “시계가 어떻게 혼자서 가?” son,yongsang 2016.03.25 286
1082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24
1081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58
1080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219
1079 수필 수레바퀴 사랑-김영강 오연희 2016.03.09 328
1078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66
1077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97
1076 봄날의 충격 강민경 2016.03.04 207
1075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204
1074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60
1073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83
1072 2월 하늘호수 2016.02.24 172
1071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208
1070 수필 세상의 반(半)이 ‘수그리’고 산다? son,yongsang 2016.02.14 313
1069 담쟁이의 겨울 강민경 2016.02.08 154
» 거룩한 부자 하늘호수 2016.02.08 142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