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음을/강민경
누구나
한 번쯤은 죽음을 생각하지만
어제까지 멀쩡해 보이던
안 사돈 부고 소식 듣습니다
딸 내외가
두 아이와 달려가는 것을 보고
사돈보다 다섯 살이나 위인 나를
무의식적으로 돌아보며
아직 살아 있음을 감사 드립니다
길가 가로수도, 들풀도
오늘이나 내일 혹은 순서 없이
잎을 떨어뜨리고 시드는 일쯤
다반사인 세상사에 먼저 가고
나중 가는 것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막상, 누구의 부고 소식을 듣게 되면
본능에 따라 내 안위부터 챙깁니다
가슴 조이던 어제도 가고
가슴 쓸어내리는 오늘이 있고
가슴 부푸는 내일이 보이는
부고 소식, 건강의 귀중함이
관통하는
생명에 있음을 공감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