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素描
손 용 상
문득, 창밖을 본다
하늘엔
이파리 다 떨어진 나뭇가지만 걸려있다
앙상한 몰골, 처연하다.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보인다
폭 패인 볼, 눈만 퀭하다
머리칼 다 빠지고
눈가 주름만 무성하다
귀밑에 몇 올 흰머리만 남았다
낯 선 얼굴...
빌려온 사람 같다.
그런들...
이파리 다 떨어지고
머리카락 다 빠지고
낯설고 처연한들
그러나 어쩔 것이여
세월의 상흔(傷痕)인걸!
하지만
겨울이든 황혼이든
그래도 내 숨 쉬는 동안에는
마음 만은 따듯했으면 좋겠다..
2015년 동짓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