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 성백군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러나 아직은 서투른 미동들뿐입니다
좀 모자라는
일 년 중 가장 날수가 적은
허약한 달, 그래서 하찮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러기에
설이 있고, 정월 대보름이 있고
사람들이 힘을 보태는 내공이 쌓인 달이지요
대지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느라
기지개를 켜는 걸까요
뜰앞 나목이
빈 가지에 싹을 틔우느라
붓질을 하는 걸까요
바람[望]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자꾸 귀를 후비게 되고
살갗이 터지는 것처럼 가려워
몸 구석구석을 긁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변화가 시작되나 봅니다
봄이 어떻게 올지, 무엇을 해야 할지,
2월은 소망을 품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놀라게 하려고 몰래
생명을 잉태하는 영양가 있는 달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