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춤 / 성백군
물 위를
뛰어다니는 달빛은
물결과 함께 춤을 춥니다
태양 빛이
달을 디딤돌 삼아
호수의 수면에 닫기까지
그리움이 쌓여, 그 숱한 세월만큼
춤은 황홀합니다
“여보
저길 봐 물 위!”
“무얼, 아무것도 보이질 않잖아”
… 고생대… 신생대를 거쳐
바위가 흙이 되고 흙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되기까지
그걸 볼 수 있다면
사람이 사람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기까지
몇 겁(劫)의 세월도 알 수 있었겠지만…
안 보여서 좋습니다
몰라서 좋습니다
아내와 나의 세상 살아가는 춤은
수면처럼 달빛처럼 거친 바람에서도
생각 없이 황홀해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