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여운에(餘韻)/강민경
새들의 재재거림과
바람의 노크 소리에 귀가 열리고
여명의 키스와
햇빛의 방문에 눈이 뜨입니다
지친 몸
무언가 하고 싶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세상에서
더는 희망이 없는 줄 알지만
그래도, 아침은 꼬박꼬박 찾아오고
생은 아직 남았습니다
새것을 바라지 마세요
성경 말씀 전도서 1장 9절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는 새것이 없나니”
그냥 눈을 뜨세요. 그리고 느끼세요
피부에 닿는 감각이 힘입니다
새날을 만들고, 새날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음악이 있습니다
달콤한 키스가 있습니다
방안으로 들어온 햇빛이 내 몸을 핥고 지나갈 때마다
키득키득 내 일상이 간지럼을 더는 참지 못하고
장난처럼 세상으로 뛰쳐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