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강민경
수평선 그리는
저 침묵의 노을
바다 이쪽저쪽으로 그물 드리우는
황혼의 찬란한 빛 장관을 봅니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떠날 때 잠시 잠깐
나타내는 *화광 반조현상인가!
신선이 사는 듯
선녀가 왕래하는 듯 신 천신지 같은
눈부심으로 마음 끌어당기는
*신기(神氣)의 당신
누구를 기다리는 것입니까?
냉큼 떠나지 못하는 애절함에
내 가슴 조바심으로 출렁입니다
무슨 할 말을 잊으신 겁니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기에
오도 가도 못하는 안타까움을 수평선에
그리움으로 걸어놓고
저무는 내 사랑을
벌겋게 달아오르게 하십니까
*생명이 다한 맨 마지막 순간에 잠깐 돌아온 빛
*만물을 만드는 신비롭고 이상한 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