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9 20:05

철새 떼처럼

조회 수 15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철새 떼처럼 /강민경

 

 

추석 때면,

사람들 설왕설래

작은 짐 보따리 싸 들고

동서남북으로 싸돌아다니면

내 마음을 들썩여 놓는다

 

누구는 고향 가고

누구는 해외여행 가고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관례나 예절에 얽매이지 않고

저 좋을 대로 남의 눈치 안 보고 산다는데

살길 찾아 고향 떠나 부모 떠나

이민 온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냐 만

 

목적과 잇속만 앞세우는 자식일지라도

일 년에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

굽은 허리 펴지 못하고 가늘어져만 가는

살아생전 긴 부모님의 목뼈, 생각나

힘없이 허물어짐을 보는 내 천만 가지 핑계

 

내 고향 질퍽한 흙냄새가 벤

시장 좌판대 색색의 송편에

명절을 안고 주저앉는다

누구에게도 발목 묶인 일 없는데,

자꾸 잡풀 무성할 부모님 산소가 아른거려

철 따라가는 철새 떼처럼

고향 쫓아 날개 젓는 나를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87 (동영상시) 어느 따뜻한 날 One Warm Day 차신재 2016.12.01 74662
986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54
985 6월의 언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16 797
984 하얀 산과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이승욱 2014.03.26 699
983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698
982 중년의 가슴에 2월이 오면-이채 오연희 2016.02.01 623
981 (동영상시) 나는 본 적이 없다 (데스밸리에서) Never Have I Seen (at Death Valley) 차신재 2015.08.09 590
980 장미에 대한 연정 강민경 2013.12.26 559
979 (동영상시) 나는 시골버스 차장이 되고 싶었다 - I Wanted To Become A Country Bus Conductor 차신재 2015.08.20 557
978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11.08 556
977 듬벙 관람요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0 539
976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36
975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32
974 찔래꽃 향기 성백군 2014.07.11 518
973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17
972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505
971 죽은 나무와 새와 나 강민경 2014.05.19 465
970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61
969 외로운 가로등 강민경 2014.08.23 459
968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5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0 Next
/ 50